나이를 더 먹기 전에, 내가 대학교 시절 어떻게 공부했는지를 글로 남겨 보려고 한다.
이것이 맞는 방법이라고 보기에는 굉장히 어려우나, 그래도 나는 4년 내내 이 방법으로 항상 성적 장학금을 받았으며 수석졸업을 했고, 졸업연설까지 하게 되었다. 또한, 나중에 공부내용을 들춰 보기에도 수월하고 기억에도 오래 남아 너무나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대부분의 과목을 시험 1~2일 전에 시작했으며(아닌 것들도 가끔 있긴 하지만), 항상 거의 A+을 받았던 것 같다.
참고로 나는 문과(신문방송학과) 출신이며, 이과 분들은 이 방법에 해당되지 않을 수 있다.
나는 대학 시절에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활동을 최대한 많이 해 보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사회에 나온 이후에는 절대 할 수 없는 이른바 ‘쓸데없는 것들’을 최대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그 쓸데없는 것들을 나는 최대한 많이 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걸 하느라 공부에 투자할 시간이 적은 사람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또 개인적 기록의 차원에서 이 글을 써 보았다.
참고로, 이 글은 각 잡고 쓰는 글이 아니고 의식의 흐름대로 퇴고 없이 쓰는 글이기 때문에 가독성이 그리 좋지 않을 수 있다.
벼락치기를 위해 늘 해야 할 것
1. 수업 녹음
대학교에 입학하면, 공부 말고도 해야할 것들이 산더미다. 따라서 항상 수업을 제 컨디션으로 듣는 것이란 불가능할 것이다. 또 나는 대학교 4년을 공부에만 매진하는 것을 굉장히 비추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무작정 공부에만 올인하는 삶을 살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수업 시간에 놓치는 내용이 반드시 생길 수밖엔 없다. 따라서 무조건 녹음을 해야 한다. 만약 비대면 강의라면 녹화를 반드시 꼭 해 놓길 바란다. 솔직히 나도 인간인지라 수업시간에 항상 집중만을 할 순 없었다. 그때마다 이 녹음이 한 줄기 빛이 되어 주었다. 참고로 갤럭시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아이폰은 전화가 오면 녹음이 끊기기 때문에 수업시간엔 비행기모드를 해 놓는 것을 추천한다.
2. 수업시간에 메모는 최소화함
1번이 따라온다면, 메모를 굳이 할 필요가 없다. 나는 예습을 절대 하지 않는 인간이기 때문에 어차피 수업 시간에 다 모르는 내용을 듣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경우, 수많은 내용들 중 어느 것이 핵심인지 제대로 체크하는 데 굉장히 많은 에너지가 든다. 그래서 그냥 수업시간은 알쓸신잡 듣는다고 생각하고, 그냥 편하게 내용 흐름 파악을 하는 정도로 수업을 들었다. 그리고 문과 과목의 경우, ’맥락‘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나중에 시험기간이 되어서 수업시간에 필기한 내용을 보려면 뭔 말인지 모르겠는 경우가 태반이거나 교수님의 의도와는 다른 해석으로 필기를 받아들일 경우가 있다. 그래서 그냥 메모를 포기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교수님의 말씀을 듣는데 집중했다. 다 받아적으려고 하면 연강이 많은 날의 경우 뒷수업으로 가면 굉장히 체력이 딸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체력안배를 위해 난 수업시간에 메모를 그렇게 많이 하지 않았던 것 같다.
3. All 출석, 앞에서 2~3번째 자리
나는 대학교 4년 내내 교수님들, 심지어 시간강사 선생님들과도 굉장히 친하게 지냈다. 친해지는 방법은 일단 앞에서 2~3번째 자리에 앉아서 수업에 최대한 집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솔직히 정말 힘든 날에는 집중하는 척 하면서 머릿속은 딴 생각 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수업시간에는 최대한 앞자리에 앉아서 수업을 잘 들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마이크를 안 쓰는 강의의 경우, 앞자리에 앉아야 녹음이 잘 된다.
또한, 나는 출석을 거의 다 했다. 일단 그래야 출석점수에서 빵꾸가 안 나기도 하고, 녹음의 경우 남한테 매번 부탁하기가 번거로우니 일단 졸려도 참고 멍을 때리는 한이 있더라도 무조건 수업에 갔다.
4. 교수님들 페이스북 눈팅하기
이것은 정말 아무도 말하지 않는 꿀팁일 것이다. 나의 경우 교수님들과 전부 페이스북 친구추가를 해 두고 교수님들이 올리시는 글들을 평소에 지하철 안에서 많이 읽었다. 교수님들은 아직 페북을 많이 사용하시기 때문에 계정이 없는 분들은 가입을 해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렇게 하면, 평소 교수님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사시는지, 최신 연구는 무엇인지, 어떤 인맥이 있으며 또 다른 관심사는 어떤 것이 있는지, 라이프스타일은 어떠신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나는 이 과정이 꽤 재밌었던 것 같다. 이렇게 하면 수업을 듣기도 편하고, 과제를 할 때 아이디어도 많이 얻을 수 있고, 때로는 시험볼 때 어떤 문제가 나올 것 같은지도 대충 예상할 수 있다. 이 과정이 없었다면 나는 벼락치기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5. 교수님들과 친하게 지내기
평소 나는 교수님들 연구실에 자주 찾아가거나, 밥을 같이 먹는 등 거의 친구처럼 지냈다. (물론 성공회대라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말이다.) 밥을 같이 먹으면서 수업 이야기도 하고, 사는 이야기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당 과목에 대한 애정이 생긴다. (그리고 밥값도 아낄 수 있다. 가난하고 바쁜 내가 대학교 1~2학년 때 1달에 거의 30만원 내외로 살 수 있었던 비결이다.ㅎㅎ)
다른 학교는 이것이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나는 정말 내 인생에서 교수님들과 함께 같이 밥 먹으며 수다 떨었던 추억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정말 연구실에 사전 연락 없이 빈손으로 벌컥 들어가도, 항상 따뜻하게 맞이해주시며 나올 땐 양손 가득 뭔가를 쥐어 주셨던 교수님들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맨날 학교에서 밖에서 교수님 연구실에 불 켜져 있는지 확인한 후 벌컥벌컥 찾아가서 정신적 위로는 물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듣고 나왔던 기억을 난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임에 틀림없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나는 교수님들한테 질문을 많이 하는 학생이 절대 아니었다. 나는 친한 교수님한테도 질문을 한 적이 거의 없다. 난 그냥 조용히 수업 듣고 바람처럼 사라지는 학생에 가까운 소심한 성격이었기 때문에 수업시간에도 손 들고 질문을 한 적이 거의 없다. 난 주로 수업시간에 교수님의 의견은 저런 것이구나, 교수님은 저 학문에 대해 이런 식으로 정리를 하고 구조화를 이런 식으로 하시는구나 라는 것을 파악하고, 집에 가서 한참동안 생각하는 것들이 쌓여 학기가 다 끝난 후 시간이 지나야만 비로소 그에 대한 내 의견이 생기는 편이었다. 내가 절대 교수님께 질문을 많이 하는 활발한 학생이었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없길 바란다.
6. 공부 외에 다양한 활동을 해서 수업에서 배운 지식을 써먹을 수 있는 나만의 내용을 만들기
이과는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문과의 경우, 특히 사회과학계열의 경우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계속해서 글을 쓰는 능력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그때 남들과 차별화된 글을 쓰려면, 난 정말 다양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행히도 우리나라의 경우 대안학교 출신이거나 엄청난 갑부가 아닌 이상 고등학교 때까지 이 다양한 경험이라는 걸 하기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대학교에 들어가서라도 학업 외에 다양한 경험들을 해 봐야 한다. 그리고 알바도 열심히 해서 모으지만 말고 여력이 된다면 내가 하고싶은 것에 과감히 목돈을 투자하는 경험도 해 보면 좋은 것 같다. (나의 경우, 1년동안 손가락 빨며 생활해서 엄청 비싼 바이올린을 샀다.)
만약 이게 없이 4년 내내 방안에 처박혀서 공부만 한다면 공부는 잘할지언정 사회성이 굉장히 떨어지거나, 인생에 취미 하나 없이 재미없게 살 확률이 높다. 그런 사람들의 유력한 특징 중 하나가 열심히 다양하게 활동하며 살았던 애들에 대한 피해의식이 있어서, 그런 애들이 학문적 깊이가 없음을 엄청나게 까내리면서 자기가 얼마나 학문적으로 뛰어난지를 자랑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공부 잘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인간의 됨됨이나 인격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공부만 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나의 주변 케이스들을 보고 절실히 깨달았다. 인간의 밸런스가 잘 갖춰진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20대 초반에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해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어쨌든간에 나의 경우는, 공부 외에도 다양한 활동(각종 오케스트라, 뮤지컬, 근로장학생, 구청 알바, 인턴, 회사 입사, 바이올린 연주 및 레슨 알바, 교수님 저술작업 알바, 전시회, 박람회, 음악회 다니기, 해외여행 등)을 했고 이걸 그대로 학업에 접목시켜서 좋은 점수를 받은 케이스이다. 이런 활동들을 과제나 시험볼 때 잘 연관시켜서 써먹을 수도 있다. 시험볼 때 뭐가 생각이 잘 안 나면 문제와 관련된 사례를 적어 내서 급한 불을 끌 수 있다. 과제를 내야 할 때도 주제를 잡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뒷내용에서 자세하게 다뤄 보겠다.
다음 글에서는 저 기본적인 것들을 어떻게 시험과 과제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적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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