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영국 문화정책&예술경영 석사 지원을 하려고 보니, 너무나도 정보가 없어 막막했다. 지원 서류는 많은데, 어디 학교는 뭐가 필요하고 어디 학교는 뭐가 선택이고, 내용 양식은 뭘 써야 할지도 모르겠고...
인터넷에 이것저것 검색해 보면 뭔가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도대체 내가 맞게 하고 있는 건지를 알 수가 없어 답답했다. 정말 이 답답함+막막함은 해본 사람만 알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유학을 꿈꾸지만, 선뜻 유학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가 너무 막막해서인 것 같다.
또한, 나는 올해(2023년) 8월 졸업이기 때문에 올해 9월부터는 별다른 것을 하지 않는다면 백수가 될 처지에 놓여 있었다. 그래서 최대한 공백 없이 올해 9월부터 석사에 들어가는 것이 베스트였다. 그런데 영국 대학은 따로 지원 기간이 있는 것이 아니고, 선착순 지원 시스템(rolling)이어서 최대한 빨리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래서 천천히 시간을 들여 준비할 수도 없었다. 나는 당연히 외국 대학원은 2월에 한 번, 9월에 한 번 사람을 뽑겠지 했는데, 영국은 9월에 단 한 번 뽑는다고 해서 정말 당황했다. 꼭! 영국 유학 가실 분들이라면 영국은 지원이 1년에 1번, 롤링시스템이라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1.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다
그러던 중, 평소 얼굴만 알고 지내던 학교 선배가 영국 석사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막막한 마음에 무작정 연락을 드려 정말 초보적인 질문을 드렸다. 그 중 하나가 '영국 석사 지원을 어떻게 했냐'였는데, 선배는 서류를 다 준비해 놓고 지원만 유학원을 끼고 했다고 했다. 평소 엄청나게 꼼꼼하고 열정 많기로 유명한 선배였는데, 그 선배도 유학원을 이용했다니 갑자기 '어, 나도 유학원을 한번 알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유학원 하면 사기꾼 같은 이미지를 떠올렸기에 유학원은 절대 내 선택지에 없었는데, 갑자기 확 신뢰가 생겼다. 그리고 생각보다 비용도 크게 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유학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로 선배가 추천해 준 유학원에 무작정 대면상담 신청을 했다.
선배가 추천해 준 유학원은 영국만을 전문으로 하는 유학원이었다. 네이버로 상담 예약을 하고, 유학원 측에서 정확한 상담 시간을 정하기 위해 전화를 주셨다. 유학원 측에서 미리 희망 학과, 학교, 그리고 대학교 학점을 물어보셨다. 나는 희망 학과와 무작정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으며 명성 높은 학교들을 쭉 말하고, 학점을 말했다. 막상 말하고 나니 너무 높은 학교들을 질렀나 하는 후회가 들었는데, 다행히 학점이 높았기 때문에 유학원 측에서는 지원이 어려울 것 같다는 말을 하지 않아서 조금이나마 안도했다.
2. 유학원 상담을 받다
유학원에 상담을 갔는데, 평소 유학원을 사기꾼 같은 이미지로만 생각했던 나 자신을 후회하게 되었다. 정말 거짓말 1도 안 하고 아무런 강요 없이 친절하게 유학원이 내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고, 어떤 도움까지는 주지 못하는지 정확히 설명해 주시고, 가격도 매우 합리적이었다. 사기 당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상담 전 온갖 유학원 후기, 유학원 사기 안 당하는 법부터 내가 가고 싶은 학교들의 특징, 문화정책&예술경영으로 유명한 학교, 걸러야 할 학교를 꼼꼼하게 알아보고 간단한 내 이력사항, 활동내용, 성적표까지 프린트해 갔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다. 나중에 원하는 전공을 말하면 유학원에서 추천 대학 리스트를 뽑아 주기까지 한다는데, 나는 유학원에서 그런 것까지 해 주는지를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어쨌든 무언가를 꼭 해야 한다며 덤탱이 씌우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유학원이 무엇을 도와줄 수 있는지를 설명해 주시는 느낌이어서 너무 좋았다. 내가 혼자 할 때 막막했던 부분을 유학원이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좋았던 것은, 상담하시는 과장님께서 영국 문화정책&예술경영 석사과정의 학교별 특징을 자세히 알고 계신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학교들을 알아보면서 문화정책&예술경영 석사 코스를 제공하는 영국 대학들 중 문화 쪽에 더 초점이 맞춰진 곳이 있고, 예술경영 쪽에 더 초점이 맞춰진 곳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 중 나는 문화 쪽에 초점이 많이 가 있는 학교를 원했다. 그런데 과장님이 내가 느낀 바를 똑같이 말씀하시면서 나는 전자 느낌의 학교를 더 좋아할 같다고 말씀하시는데, 신뢰가 많이 갔다. 그뿐만아니라 그 유학원 자체에서 영국 문화정책&예술경영 석사 합격 사례도 많은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유학원을 나오면서 별 문제가 없으면 이 유학원과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서 엄마아빠와 함께 유학원 상담 내용을 설명하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었는데, 엄마아빠도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혼자 해서 떨어지고 내년에 다시 하느니, 차라리 돈을 쓰고 유학원과 함께 하는 것이 훨씬 좋겠다고 했다. 또한, 집에 와서 다른 유학원들을 대충 보니, 내가 간 곳이 정말 괜찮은 곳임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평소 엄청나게 꼼꼼하기로 소문난 선배가 선택한 유학원이니, 내 유학 역시 이곳에 맡겨도 되겠다 싶은 신뢰감이 생겼다.
3. 유학원과 유학수속대행 계약을 맺다
상담을 다녀오고 며칠 후, 나를 상담해 주셨던 과장님께 해당 유학원과 계약하고 싶다는 연락을 드렸다. 그러자 과장님은 내 메일로 유학수속대행 계약서를 보내주시며 잘 읽어보고 하단에 싸인을 해서 회신하고 대행비용을 결제하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나는 계약서에 싸인을 해서 보냈고, 유학원과 함께하게 되었다.
계약할 당시까지만 해도 몰랐는데, 유학 준비를 하면서 유학원이 없었으면 정말 큰일날 뻔 했다는 생각을 수십 번도 더 했다. 정말 돈값 이상을 한다는 생각이 매번 들었다. (절대 유학원 광고 아니다.)
4. 유학원에서 해 주는 것들
- 상담 (수속과정, 학교선택, 교육과정, 관련비용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제공)
- 지원 서류 안내 및 샘플 파일 제공
- 지원 서류 감수
- 지원서 작성 및 제출
- 지원 학교와의 커뮤니케이션
- 외국어시험 점수 통보 (Test Score Report)
- 인터뷰 예약
- 입학허가 여부 확인
- 학비 및 예약금(Deposit) 송금 안내
- 비자 세미나 (신체검사 안내)
- 기숙사 신청 안내
- 공항마중 신청 안내
- 출국 세미나
유학원에서 내가 제출해야 할 서류들도 다 안내해주고, 감수해주고, 번역업체도 소개해주고 직접 맡겨주고, 지원도 다 해 주고, 영어학원도 소개해주고 뭐 대충 그런다는 얘기다. 유학원과 파트너 계약을 맺은 대학교의 경우엔 이렇고, 비 파트너 대학 지원 시 내가 직접 학교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거나 CAS를 직접 발급받는 등 좀 더 복잡해지고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보통 랭킹이 높은 대학교(옥스포드, 캠브릿지, 임페리얼, UCL, LSE, 의대, 수의대, 치대 같은 곳들)들이 비 파트너 대학교들이다.
나는 유학원에서 이렇게 많은 것들을 해 주는지 몰랐고,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주변에 유학을 고려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유학원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 충분히 돈 투자할 만 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광고 절대 아니다.)
5. 유학 지원서류 타임라인
나의 경우, 아직 대학 학부를 졸업하지 않았으므로 겨울방학을 오로지 유학 준비에 몰빵했다. 아래 계획은 유학원에서 짜 준 계획이다.
- 01/16: 유학원과 계약 완료, 추천인 섭외 시작
- 01/19: 여권 스캔본
- 01/25: CV 초안+학교 서류
- 02/03: CV 완성
- 02/06: PS 초안
- 02/17: 추천서 완성
- 02/22: PS 완성
- 03/09~03/10: 3개교 지원 완료
- 5월 말~6월 초: Academic IELTS 점수 만들기
그냥 제출만 하면 되는 서류들은 생각보다 일찍 끝났고, CV는 제때 끝났고, PS는 생각보다 굉장히 오래 걸렸다. 추천서 역시 교수님들과 컨택하는 시간이 길어져 계획보다 조금 늦게 끝났다. 번역하고 교수님과 시간 맞춰서 싸인 받는 과정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보통 사람들은 CV만 몇 달씩 쓰고, PS만 몇 달씩 쓰고 뭐 이러기도 한다는데, 나는 최대한 빨리 지원해서 2023년 안에 석사를 들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저렇게 날치기식으로 준비하게 되었다. 나의 경우 굉장히 급하게 준비를 한 것임을 참고했으면 한다. 적어도 1월 말~2월 초까지는 지원을 해야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여기저기서 봤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내 합격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에 불안하고 초조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고 영국 유학을 결심하신 분들은... 꼭 서류를 미리미리 준비해 놓고 9월~10월 사이에 학교 지원서가 오픈되자마자 바로 지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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